[영재기업인교육원 백민정 교수] 협력하는 괴짜 CEO가 되어야 합니다.

2017.12.14 10:39:28

협력하는 괴짜 CEO가 되어야 합니다.

- KAIST IP영재기업인교육원 백민정 교수-
 

소프트웨어 혁명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이미 시작되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를 생존 문제로 인식하고, 그 첫걸음으로 4차 혁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를 예견한 것일까요? KAIST IP영재기업인교육원의 백민정 교수는 청소년들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양성해 내는 일을 이미 2009년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습니다.


창의와 혁신을 가진 미래 CEO를 육성해내고 있는 그 뜨거운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과 탄탄한 이론으로 종횡무진하고 있는 백민정 교수를 만났습니다.




Q. 자신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KAIST 과학영재교육원의 융합인재교육팀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KAIST 과학영재교육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영재교육을 연구하도록 지정한 곳입니다. 그 안에 청소년들에게 기업가정신, 창업 등을 교육하기 위해 특허청과 발명진흥회에서 지정한 KAIST IP영재기업인교육원이 있는데, 2009년 KAIST IP영재기업인교육원이 설립될 때부터 참여하여 현재 총괄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였는데, 청소년들의 진로 및 인성교육으로서의 기업가정신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특히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많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기업가정신, 창업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내고 도전하고 혁신하는 정신,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인성, 창업에 대한 좋은 인식 등 창업에 대한 분위기나 기반 문화가 청소년 때부터 교육되고 조성이 되어야, 결국은 이들이 커서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IP영재기업인교육원은 어떤 곳이며, 이곳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IP영재기업인교육원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사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융합 인재의 육성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발현 형태 중 하나로 지식재산을 중요하게 여겨, 인재상을 “IP-CEO”(지식재산기반 영재기업인)라 칭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매년 전국에서 80명의 중학생을 선발해서 2년간 온오프라인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기본적인 미래 기술이나 기업가정신, 지식재산권, 인문학 교육을 주로 합니다.

오프라인 교육은 온라인 교육을 기반으로 미래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팀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융합 인재로서의 역량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구체화된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특허나 사업계획서의 결과물로 도출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Q. 창업 성공 요건으로 "집단 창의성"을 중요시하시는데 이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창조, 융합이고, 미래 인재상은 창의력과 협업 역량을 가진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지식을 통해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는 기술이 담당하기 때문에, 인간에겐 정답이 없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정답에 가까워지는 방법은, 다수의 의견이 모여 다수의 사람에게 좋은 가치를 줄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집단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것, 즉 집단 협력과 집단 창의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흔히 ‘약한 연결’이라고 표현하는, 머릿속에 있는 다양한 지식들이 연결되고 융합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이런 약한 연결들을 통해서 창의성이 훨씬 더 많이 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집단 창의성이 중요한 것이죠.

IP영재기업인교육원에서는 학생을 협력하는 괴짜라고 표현합니다. 창의적인 사람을 흔히들 괴짜라고 하는데 저희는 그런 괴짜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창의적인 괴짜라도 혼자보다는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는 올해부터 IP CEO 대신 협력하는 괴짜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Q. IP영재기업인교육원에서 수행한 교육 프로젝트나 수료한 청소년 중에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을까요?

주변의 아픈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발명을 하고 그것을 창업까지 연결시킨 서원이라는 학생이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몸이 약하셔서 자주 링거를 맞으셨는데, 맞으실 적마다 오한이 든다고 하시더니 어느 날 팔에 경직이 왔습니다. 원인을 살펴보니 수액이 상온에 보존될 때의 온도와 혈액의 온도 차이가 커서 발생하는 문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액이 혈관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링거 호스에 미열을 가하여 혈액과의 온도를 맞춰주는 “링거 온열기”를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난청이 있으신 할머님의 불편함을 보고, TV를 시청할 때 소리가 작아 잘 안 들리는 부분을 케어해주는 “스피커가 구비된 리모컨”을 발명한 친구도 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라벨기”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창업도 중요하지만, 사회 약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기특한 마음으로 하는 창업도 사회에 좋은 가치를 개발하고 확산하기에 수익성 높은 창업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아파 학교를 그만두었음에도, 혼자서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여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을 개발한 석현 학생도 생각납니다.

 
Q. 아이디어 마루와 협업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진행 중인 창의성과 협력성에 기반한 교육을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한 미션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확산에 있어서 아이디어 마루가 중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오랫동안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연구를 해왔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를 일반에 확산시키는 데, 일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창의력 교육을 하고 있는 아이디어 마루, 특히 청소년마루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협업을 결정했습니다.

 
Q. 기업가정신 교육이 창업을 생각하지 않는 청소년들에게도 필요할까요?

최근에 저희가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저희 교육원의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확신과 진로에 대한 성숙도가 일반 학생들보다 굉장히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자기 주체성, 삶에 대한 주인 의식, 진취성 등은 더욱 높게 나왔습니다.

결국, 기업가정신 교육이 창업을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자기 삶의 주체로서, 자기 삶을 계획하고 이끌어나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즉, 진로 교육으로서도 기업가정신이나 창업 교육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창업이 진로에 있어서 하나의 대안인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가정신 교육으로 진로 정체성, 주체성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Q. 멘토링 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보시는 부분은 어떤 점인가요?

팀 구성원의 열정과 팀 리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팀의 구심점이 될 만한 사람 즉, 리더가 있는가, 리더가 끝까지 끌고 나갈 수 있는 열정을 보유하고 각오가 되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투자하는 사람들도 아이템보다도 사람을 가장 많이 봅니다. 저도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Q. ‘스타트업’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혁신을 위한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사회의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할 콘텐츠를 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을 실제 창업을 통해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혁신을 위한 도전이라는 표현이 가장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Q. 스타트업을 하려는 멘티들이 가장 많이 어려워하거나, 놓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적 문제 즉, 팀을 구성하는 것을 가장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팀 구성원을 만나고, 자신의 비전이나 미션을 공유하고 설득해서 팀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것이면서, 또한 가장 좌절을 많이 하는 부분 같습니다.

결국은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같은 결정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대표자의 가장 중요한 역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미래 CEO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첫째, 다양하고 많은 상상을 하세요.

공상의 시작이 곧 혁신의 시작입니다. 혁신의 90%는 간단한 상상력에서 나오고, 그것이 기술과 만나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거든요.

둘째, 행동하세요.

행동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의 요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과 기업가정신의 차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도전해서 결국 만들어내는 행동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Q. 향후 아이디어 마루와 협업해 나갈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지요?

저희 학생들을 아이디어 마루의 좋은 콘텐츠에 참여시키고, 아이디어 마루의 학생들은 저희 쪽에 와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제일 먼저 청소년마루의 아이디어리그같이 학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에 저희 학생들을 참여시키려고 합니다. 댓글도 달고, 토론하면서 평가도 하고 말이죠.

실제로 저희가 교육을 할 때 아이디어를 발표하면 동료 평가도 같이 진행하는데,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고민을 듣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관련 내용을 압축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리그와 같은 아이디어 마루의 콘텐츠들 또한 비슷한 부분을 공유하니 서로 접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디어 마루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보니 저희가 참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또한, 제가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이나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을 아이디어 마루에 조언해 드리는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기업가정신 함양과 창업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대기업에서는 연 7%도 고용을 못 하고 있고, 대부분의 고용이 중견기업이나 벤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경제불황을 돌파해나갈 수 있는 방법은 창업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기업인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많습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창업에 대한 인프라, 법과 사회적 제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중요하고, 선배 벤처인들과 기업인들이 후배를 위해 투자하고, 벤처를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배 기업인들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고, 사회 인프라가 개선되고, 청소년마루나, IP영재기업인교육 같은 교육들이 확산되어, 건전한 창업 문화가 생기길 바랍니다.






아이디어마루 기자 town@tow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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